햇빛이 쨍쨍한 여름의 낮-
지현은 카이토와 같이 먹을 아이스를 사러 슈퍼에 갔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하겐더즈를 사주고 싶지만 비싸기에 특별한날에 사주기로 마음먹고 50% 세일의 아이스를 사기로 한 것이다.
신기하게 인간으로 실체화 된 카이토는 인간의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며, 그것이 에너지화 된다고 한다. 특히 아이스를 먹으면 충전이 오래간다는 것을 알게되자 냉장고에 쌓아둬서 주기로 했다.
그리고 감정표현도 다양한데다 울거나 다치면 피도 나기도한다. 정말 인간같아서 더 실감이 나지 않았다.
물론 기동상태일때 넨드로이드 모습으로 변하여 움직일수도있다. 전에 웹상에서 3D로 만든 영상을 봤을때와 거의 흡사해서 놀랐다는 후문. 그가 있는 집으로 가는 것이 지현에겐 행복 그자체였다.
"내가 마스터이기 때문에 호감을 보이는거겠지. 성격이 순하고 바보같이 착한 카이토니까. 그래서 더 좋아하는거지만..."
순간 자신이 아닌 다른사람이 마스터일경우가 떠올라 기분이 안좋아졌다. 하지만 현재 그의 마스터는 자신이니 그런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것일수록 점점 커지는 소유욕은 어쩔 수 없는듯. 그가 자신에게 주는 호감은 프로그램된 것일까?
"비록 인간의 모습으로 있지만 그는 보컬로이드니까 당연하겠지? 아니면 그가 인간의 모습으로 있을 수 있는 기적처럼 사람과 같이 진심으로...."
지현은 더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깊게 생각하다보니 이것저것 떠오른건 사실이나 민망한건 어쩔 수 없는듯 혼자 한숨쉬다가 웃다가 여러 표정을 보이다보니 집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건 마치 사랑에빠진 소녀로다- 게임이라면 공략에 매진할텐데!!! 아 답답해!! 그냥 확 물어볼까? 어차피 내가 주인이잖아...그에 비해 평범하게 생겼지만.'
지금까지 외모는 신경안썼던 지현은 새삼스럽게 신경쓰는듯 거울을 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평소라면 웃으며 현관앞에 서 있을 카이토가 안보였다. 신발이 있는 것을 보니 집안에 있는건 확실하고
문은 잠궈져 있었으니 아무도 안왔을텐데..
"어라? 카이토~ 나 왔어! 아이스 사왔다!"
멀리서 물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아. 더워서 샤워중인 것 같았다. 그러고보니 신기한게 샤워나 목욕해도 고장안나는 카이토는 정말 인간이나 다름없는 것 같다. 아이스를 냉동실에 차곡차곡 넣어두고 그가 나오길 기다리고있는 지현.
"그러고보니 나도 샤워해야겠네. 밖이 너무 더워서..근데 이거 왠지 신혼분위기 같아."
그녀의 망상이 또 터지고 말았다.
아쉽게도 주종관계에 아무것도 없지만 미청년과 단둘의 공동생활이라는 로망을 체험하고 있는 지현은 하루하루가 꿈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을때 뒤에서 듣기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스터~ 어서오세요"
방금 샤워를 마쳐서 개운한듯한 표정의 카이토가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다행히(?) 옷은 입고있었으며 머리카락을 덜 말렸는지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순간 섹시하게 느껴진듯 멍하게 바라보는 지현을 보며 카이토는 그녀의 얼굴앞에 손을 흔들었다.
"마스터?"
그러자 정신차린듯 욕실로 들어가 마른수건을 꺼내오더니 카이토를 끌고 의자에 앉힌후 그의 젖은머리를 수건으로 닦아준다.
"머리카락을 잘 말려야지."
"아..마스터 오는소리가 들려서 그만.."
"바보"
"뭐라고 하셨어요?"
"아니야. 그러고보니 카이토 24세 맞아?"
"맞는데요 일단 설정상"
얌전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어린애가 따로없다. 이런 24세 청년이 어디에 있을까!
'귀엽다 귀엽다 귀엽다 확 으스러지게 안아주고싶네 하지만 참아야 하느리라.'
"마스터. 왠지 기분좋아지네요."
"나도 누가 머리에 손대면 기분 좋아지더라."
물이 안떨어질정도로 닦아준다음 냉동실에서 아이스를 꺼내 카이토에게 건내주었다.
그러자 그는 눈을 반짝반짝이며 지현을 끌어안았다.
"와아아 마스터 감사합니다!!"
"카이토 아 아이스 조심해!!"
"아이스는 수비했으니 걱정마세요~"
"그..그게 아니라 나 씻지않아서<<"
"전 상관없는데.."
"내가 상관있어!! 씻고올게"
"네~"
이런상태로 안길순없다! 카이토의 품에서 나온 그녀는 어색하게 웃으며 욕실로 들어가 달아오른 얼굴을 진정시키느라 혼났다.
"안그럴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포옹하길 좋아한단말이지..어린애처럼.. 아니 정신은 아이인가? 하지만 가끔은 본나이로 보일때도 있어. 천연??"
좀 더 지내보면 파악하지 않을까나 라고 생각하면서 지현은 살짝 미소지었다.